열대야보다 무서운 ‘야간 조명’…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지구환경 / 문광주 기자 / 2026-07-08 20: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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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철 불청객‘빛공해',잠 못 드는 도심, 생태계도 ‘비상’
- 열대야에 인공조명까지 더해져 시민들 수면 장애 호소
- 매미 울음소리 야간 집중, 농작물 수확량 감소 등 생태계 교란 심각
▲ 7월 1일 저녁 8시 306분에 촬영한 국립묘지 앞에 세워진 광고판 조명 ©더사이언스플러스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또 다른 불청객, 바로 ‘빛공해(Light Pollution)’다. 과도한 인공조명이 시민들의 밤을 침범하면서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도심 생태계까지 흔들고 있어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열대야보다 무서운 ‘야간 조명’…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여름철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원래도 쉽게 잠들기 어려운 계절이다. 여기에 창문 밖에서 들이치는 화려한 네온사인, 가로등, 아파트 단지의 경관 조명 등은 시민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결정타가 되고 있다. 서울시 이촌동에 거주하는 직업인 윤모씨는 “날이 더워 창문을 열어두고 자고 싶어도, 강 건너편 상가 광고판 불빛이 방안까지 너무 환하게 들어와 암막 커튼을 칠 수밖에 없다”며 “방 안이 더워지고 답답해 여름철마다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한강 건너 동작대교 남단 국립묘지 앞에 세워진 대형 광고판은 반대편 강변 아파트 거주민들에게는 밤10시까지 번쩍거린다. 정숙함은 물론 평화로운 숲속 묘지에 낮부터 밤늦게까지 휘황한 조명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빛공해;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과도한 불빛이 방출되어 시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말한다.)

▲ 이촌동 아파트에서 촬영한 대형옥외광고판 ©더사이언스플러스

밤낮 바뀐 매미와 시들어가는 농작물… 생태계 몸살


인간의 몸은 밤이 되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야 하지만, 야간에 강한 빛에 노출되면 분비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불면증, 면역력 저하, 심할 경우 우울증과 비만까지 유발할 수 있다. 


빛공해의 피해는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름철 도심의 또 다른 스트레스인 ‘야간 매미 소리’ 역시 빛공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빛공해로 인해 도심의 밤이 낮처럼 밝아지자, 낮에 활동해야 하는 말매미 등이 시도 때도 없이 밤새 울어대며 소음 공해를 가중시키고 있다.시외 및 농촌 지역의 상황도 심각하다. 


도로변의 강한 가로등 불빛이 논과 밭을 비추면서 농작물이 밤을 낮으로 착각해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벼의 경우 이삭이 늦게 패거나 수확량이 감소하고, 들깨 등 단일성(밤이 길어야 꽃이 피는) 식물은 개화가 지연되어 농가에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다. 

▲ 7월 8일 저녁 8시 30분 경 촬영한 대형옥외광고판 ©더사이언스플러스

법적 규제 실효성 높이고 ‘빛의 에티켓’ 지켜야

우리나라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통해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하고 단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규제 기준을 초과하는 간판이나 경관 조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개개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여름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아 빛과 소음 등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해진다. 상가 상인들은 영업 종료 후 간판을 소등하고, 지자체는 가로등에 빛 가림판을 설치하는 등 밤의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한 사회적 '빛 에티켓'과 제도적 보완이 동반되어야 한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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