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A 태양 궤도선, 태양 극지방 최초 포착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06-12 19: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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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 궤도면에 대해 17도 기울어진 궤도로 태양을 공전하는 ESA 태양 궤도선이 제공
- 초기 발견 중 하나는 남극의 태양 자기장이 현재 혼돈 상태
- 5~6년 후, 다음 태양 극대기에서는 태양 자기장이 최대 강도에 도달하게 될 것
- 이것은 솔라 오비터의 '천국으로 가는 사다리'의 첫 걸음

태양 극지방 최초 포착
ESA 태양 궤도선, 세계 최초 태양 남극 이미지 제공


세계 최초 공개:
인류는 태양 극지방을 본 적이 없다. 이제 처음으로 태양 남극 이미지가 포착되었다. 이 특별한 데이터는 태양 궤도면에 대해 17도 기울어진 궤도로 태양을 공전하는 ESA 태양 궤도선이 제공했다. 이 데이터는 특히 극지방의 태양 자기장이 현재 질서정연하지 않고 혼란스럽다는 사실과 태양 플라즈마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 이 이미지는 태양의 극점 중 하나인 태양 남극을 처음으로 보여준다. ESA 태양 궤도선 우주선이 촬영했다. © ESA & NASA/Solar Orbiter/SPICE Team, M. Janvier (ESA) & J. Plowman (SwRI)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태양을 측면에서만 관측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 지구, 모든 행성, 그리고 거의 모든 태양 탐사선이 태양 적도 높이에서 공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양 극지방의 모습, 시간에 따른 변화, 자기장과 플라즈마 흐름의 구조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만 태양 극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독특한 관측

이제 유럽 태양 궤도선(ESA)이 태양 남극을 처음으로 포착하고 태양 극의 첫 번째 이미지와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태양 탐사선은 타원형의 점점 가파른 궤도로 우리 별을 공전한다. 2025년 3월 16일, 마침내 그 순간이 왔다. 태양 궤도선은 처음으로 15도의 궤도 경사각에 도달해 태양 남극을 관측할 수 있었다. 그 직후, 경사각은 17도로 증가했다. 이제 탐사선은 이 세계 최초의 관측 이미지와 데이터를 전송했다.

ESA 과학 책임자 캐럴 먼델(Carole Mundell)은 "오늘 우리는 인류에게 태양 극의 첫 번째 모습을 선보이게 되었다"며 "우리의 태양 궤도선 임무에서 볼 수 있는 이 독특한 새로운 관측은 태양 연구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고 말했다. 이 이미지는 황도 상공 15도와 17도의 관측 각도에서 촬영되었으며, 태양 남극의 첫 번째 사선 모습을 보여준다. 탐사선에 탑재된 세 개의 관측기구에서도 초기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이 관측기구들은 태양 남극의 자기장, 플라스마 이동, 그리고 복사 에너지를 측정했다. "이 초기 관측 데이터에서 정확히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태양 극은 진정한 미지의 영역이다"고 괴팅겐에 있는 막스 플랑크 태양계 연구소(MPS)의 사미 솔란키는 설명했다.
▲ 태양 궤도선 3개 관측 장비가 촬영한 태양 남극 이미지. © ESA & NASA/태양 궤도선/PHI, EUI & SPICE 팀

혼돈 자기장

탐사선의 초기 데이터는 이미 천문학자들에게 흥미로운 소식이다. 초기 발견 중 하나는 남극의 태양 자기장이 현재 혼돈 상태라는 것이다. 자기장 선이 한쪽 극에서 다른 쪽 극까지 규칙적으로 같은 극성을 띠는 지구 자기장과 달리, 태양 남극의 자기장은 훨씬 덜 뚜렷하다. PHI 관측기의 자기장 측정 결과, 두 극성의 자기장이 모두 존재하며 무작위로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양 연구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현재 태양 주기의 단계와 관련이 있다. 11년 주기 동안 태양을 둘러싼 가장 강한 극성과 자기장 세기의 띠는 태양 적도에서 극으로 점차 이동한다. 태양 적도에 도달하면, 태양은 극성이 훨씬 덜 두드러진다. 극대기에서는 태양 자기장이 약해지고, 극지방에서는 첫 번째 국부적인 역전이 발생하여 전체 자기장이 "뒤집혀" 다시 강화된다.
▲ 태양 남극의 자기장 지도. 파란색과 빨간색은 두 극성을 나타낸다. © ESA & NASA/태양 궤도선/PHI 팀, J. Hirzberger(MPS)

태양 극대기의 징후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우리 태양은 2024년 가을에 태양 극대에 도달했고, 그 이후로 태양 활동이 특히 활발했다. 태양 궤도선의 데이터는 태양 자기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천문학자들은 태양 자기장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점차 질서와 강도를 되찾는지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5~6년 후, 다음 태양 극대기에서는 태양 자기장이 최대 강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솔란키는 "이러한 강화가 정확히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태양 궤도선은 고유하고 유리한 관점에서 전체 과정을 관찰하기에 딱 맞는 시기에 고위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측정 데이터는 태양 자기장이 현재 약하고 혼돈스러운 단계에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태양 활동 극대기.

극지방 플라즈마 속도에 대한 최초의 지도
또 다른 최초의 지도는 Solar Orbiter의 SPICE 장비에서 제공되었다. 이 영상 분광기는 태양에서 수소, 탄소, 산소, 네온, 마그네슘과 같은 화학 원소의 분광선을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천문학자들은 이제 다양한 태양 플라즈마 "덩어리"가 극지방 근처에서 얼마나 빨리 이동하는지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방향과 속도에 따라 이러한 원소의 분광 방출선은 빛 스펙트럼에서 푸르스름하거나 붉은색으로 약간 이동한다.

예를 들어, 탄소 분광선을 기반으로 한 초기 속도 지도는 태양의 온도가 약 1만도에서 수십만도까지 비교적 빠르게 상승하는 얇은 천이 영역에서 플라즈마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데이터는 무엇보다도 태양풍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밝혀낼 수 있다. 프랑스 파리-사클레 대학교의 프레데릭 오셰르는 "Solar Orbiter를 통해 이제 고위도에서의 측정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태양 물리학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
▲ 태양 남극의 플라즈마 운동을 최초로 나타낸 지도. 파란색과 빨간색은 운동 방향과 속도를 나타낸다. © ESA & NASA/Solar Orbiter/SPICE Team, M. Janvier (ESA) & J. Plowman (SwRI)

임무의 시작일 뿐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의 이러한 초기 데이터조차도 태양 물리학에 대한 귀중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 하지만 솔라 오비터는 이 중요한 임무 단계의 시작에 불과하다. ESA의 다니엘 뮐러(Daniel Müller)는 "이것은 솔라 오비터의 '천국으로 가는 사다리'의 첫 걸음일 뿐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이 우주선은 황도면에서 더 멀리 날아가 태양 극지방을 더욱 자세히 관측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솔라 오비터는 2026년 크리스마스까지 궤도 경사각 17도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후 금성에 다시 한번 스윙바이를 수행하여 궤도 경사각을 24도로 늘릴 것이다. 2029년 6월 10일부터 이 우주선은 황도 상공 최대 고도 33도에 도달할 예정이다. 뮐러는 "수집된 데이터는 태양 자기장, 태양풍, 그리고 태양 활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바꿀 것이다"고 말했다.
출처: 유럽 우주국(ESA)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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