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호흡기는 어떻게 병원체를 감지하고 면역계를 깨우는가

건강의학 / 문광주 기자 / 2026-10-28 12:49:18
3분
호흡기 점막이 어떻게 유해 세균을 선별해 즉각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분자 수준에서 밝혀내

우리 몸의 호흡기는 어떻게 병원체를 감지하고 면역계를 깨우는가

코감기, 목 통증, 브론키티스(기관지염) 등 환절기마다 기승을 부리는 호흡기 질환. 우리는 호흡할 때마다 수많은 병원체를 마시게 되지만, 점막 세포들은 이들 중 무해한 세균과 유해한 병원체를 정확히 구별해 내며 몸을 보호한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점막의 감지 및 면역 경보 메커니즘을 독일 연구진이 찾아냈다. 

▲ 우리 호흡기계의 "파수꾼 세포"는 어떻게 침입하는 병원균을 감지할까? · 사진: © peterschreiber.media


독일 자를란트 대학교의 모하메드 이브라힘 엘하위(Mohamed Ibrahem Elhawy) 박사 연구팀은 호흡기 점막의 '브러시 세포(Brush cells)'가 병원성 세균을 감지하고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구체적인 경로를 규명했다고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를 통해 밝혔다.

에너지 분자 'ATP'가 병원균의 신호탄


연구진에 따르면 병원성 세균 구별의 핵심 열쇠는 세포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삼인산(ATP)이다. 모든 세포에 존재하는 ATP는 생명 활동의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만, 병원성 세균은 이를 외부 환경으로 방출해 세균 간 소통이나 보호막(바이오필름) 형성 등에 활용한다. 반면, 무해한 일반 세균은 ATP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는다.

호흡기 공기 흐름을 감시하는 병병 감지기 역할을 하는 '브러시 세포'는 이 차이에 반응한다. 연구진은 병원균(Pseudomonas aeruginosa, Rodentibacter pneumotropicus 등)이 방출한 ATP를 브러시 세포가 감지함으로써 유해균과 이로운 균을 구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 연구개요도 (출처: Tracheal tuft cell-released leukotrienes promote antibacterial immune responses / Cell Reports / September 22, 2026)

TRPM5 이온 채널 개방으로 대식세포 소환


연구진이 생쥐의 점막 세포를 통해 신호 전달 과정을 분석한 결과, 세균의 ATP가 감지되면 브러시 세포 내의 TRPM5 나트륨 이온 채널이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채널이 활성화되면 브러시 세포는 면역 전달 물질인 '류코트리엔(Leukotrienes)'을 방출한다. 이 물질은 면역계의 식세포(대식세포)를 감염 부위로 끌어들이고, 세균을 효율적으로 처단할 수 있도록 대식세포 내 과산화수소 생성을 촉진한다.

실제로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쥐의 TRPM5 이온 채널을 차단한 결과, 호흡기를 통한 세균 감염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초기 면역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감염에 취약해진 것이다.

이번 연구는 호흡기 점막이 어떻게 유해 세균을 선별해 즉각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분자 수준에서 밝혀냄으로써, 향후 호흡기 감염병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 the SCIENCE plu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