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슬래그, 도로를 한층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어

기술 / 문광주 기자 / 2026-10-05 10: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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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 비용 극복하는 '수명의 힘'… 길어진 도로 수명이 온실가스·미세먼지 대폭 감축
- 단순 재활용을 넘어선 수명주기 평가… 공사 정체와 추가 연료 소비까지 예방
- 초기 비용 높지만 장기적 이득… 35% 에폭시 혼합물로 내구성과 경제성 동시에 확보

제강슬래그, 도로를 한층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어

수명이 긴 포장재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및 비용 절감

폐기물이 도로 건설 자재로 재탄생한다. 중국 도시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모델 비교 연구에 따르면, 재활용된 제강슬래그를 포함한 아스팔트는 기존 포장재보다 몇십 년에 걸쳐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훨씬 적게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제조 과정뿐만 아니라 길어진 수명에 있다.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보수 공사, 공사로 인한 교통정체, 추가 연료 소비 발생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제철 슬래그는 제철 산업의 폐기물에서 내구성이 뛰어난 도로 건설 자재로 탈바꿈할 수 있다. 에폭시 변성 아스팔트에서 슬래그는 굵은 천연 골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으며, 수명이 길어 전체 수명 주기 동안 환경 발자국을 개선할 수 있다. 사잔:dipositphotos

도로는 엄청난 양의 골재와 결합재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공사 정체, 손상된 도로면의 구름저항 증가 등으로 인해 수십 년에 걸쳐 에너지 소비와 배출량을 증가시킨다. 철강 산업의 부산물인 제강슬래그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제강슬래그는 단단하고 각이 진 특성이 있어 아스팔트 내의 천연 거친 골재를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지속 가능한 도로 포장재가 단순히 제조 단계에서만 뛰어난 성과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주 재포장하게 되면 새로운 자재 이동, 공사 차량 통행, 추가 정체를 유발하므로 전체 수명주기(Lifecycle)가 핵심이다. 이번 연구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사용 기간 중 발생하는 간접적인 영향이 전체 배출량의 95.45%, 전체 비용의 60.07%를 차지했다.

긴 수명이 전반적인 평가를 역전시켜

홍콩대학교(HKU) 장샤오링(Xiaoling Zhang) 연구팀은 제강슬래그-에폭시-아스팔트 혼합물(SEAM)을 고해상도 수명주기 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이 모델은 자재 생산, 시공, 노후화,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교통량, 연료 소비량, 도로망, 지역별 제강슬래그 수급 가능성까지 연계하여 2060년까지의 중국 내 다양한 확산 경로를 산출했다.

연구진은 에폭시 수지 함량이 각각 20%, 35%, 50%인 세 가지 혼합물을 비교했다. 모든 혼합물에서 제강슬래그는 천연 거친 골재를 완전히 대체했다. 기계적 시험 결과, 기존 제강슬래그 아스팔트에 비해 내구성과 구조적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초기 단점도 존재한다. 에폭시 변성 아스팔트 결합재는 계산 기준상 약 4~5배 더 비싸며, SEAM이 완전한 기계적 강도를 확보하려면 7일간의 양생 기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단일 사용 기간 내에서는 새로운 포장재의 평가가 오히려 기존 아스팔트보다 좋지 않다. 온실가스, 미세먼지, 비용 집약도가 기존 비교 포장재보다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 선택된 시나리오에서 중국 본토의 SEAM 구현에 따른 전국적인 이점. B) 다양한 도로 교체 옵션에 따른 CO₂e 감축, PM2.5 건강 피해 감소 및 생애주기 비용 절감으로 인한 금전적 이점의 분포. © Zhang et al /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그러나 길어진 수명이 이러한 평가를 뒤집는다. 모델에 적용된 수명은 기존 포장재와 20% 에폭시 SEAM이 각각 6년, 35% 혼합물이 15년, 50% 변형 형태가 20년이었다. 수명이 긴 포장재는 교체 주기가 길어진다. 따라서 높은 초기 제조 부담을 여러 해에 걸쳐 분산시키고, 노후화된 도로, 추가 연료 소비, 반복되는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배출량 일부를 방지한다. 모델 분석 결과, 약 35%의 에폭시를 포함한 혼합물이 내구성, 배출 감축, 비용 간의 가장 이상적인 타협점으로 나타났다.

최대 17억 4,000만 톤의 CO₂ 감축 효과

연구진은 이 모델을 중국 본토의 도시 도로망에 적용했다. 적합한 아스팔트 도로의 25%, 50%, 75%, 100%를 SEAM으로 교체하는 시나리오를 계산한 결과, 설정한 분석 기간에 따라 약 4억 3천백만 톤에서 17억4100만 톤의 이산화탄소 상당량(CO₂e)과 3억3000만 kg에서 12억 2천9백만 kg의 미세먼지(PM2.5)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산출되었다.

연계된 보건 모델링에 따르면, 미세먼지 배출 감소를 통해 3만1802명에서 12만8980명에 달하는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관찰된 역학적 효과가 아니라 확립된 용량-반응 관계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차원의 모델 추정치다. 직접적인 수명주기 비용과 기후·건강상의 수익을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전체 순 경제적 이익은 3조4800억 위안(한화 약 692조원)에서 15조 100억 위안(약 3천조)에 달한다.

실제 확산 여부에 달린 잠재력

성(省) 간 제강슬래그 이동 및 운송 과정도 고려되었다. 추가 운송으로 인한 배출이 발생하더라도 모델링된 순효과는 긍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만 집중적으로 도입하는 것보다 다양한 도로 유형에 균형 있게 적용하는 것이 물동량과 교통 혼잡을 원활하게 분산시켜 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다만 이 연구의 한계점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모델은 산업계가 즉시 충분한 SEAM을 생산하고 필요한 지역 공급망을 갖출 수 있는지는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제강슬래그의 경쟁적 타 용도 사용, 교통량·자재 공급·도로 성능의 장기적 변동에 따라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산출된 대규모 국가 단위 절감액은 시나리오상의 잠재력일 뿐, 단기적인 전국 적용에 대한 전망치는 아니다.

그래도 기본 원칙은 주목할 만하다. 도로의 환경 영향 평가에서는 초기 자재 투입량보다 내구성(수명)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 초기에는 더 비싸고 배출량이 많더라도, 수선 빈도를 줄임으로써 몇 십 년에 걸쳐 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도로가 될 수 있다.

출처: Communications Earth &Environment, doi: 10.1038/s43247-026-04056-z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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