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Homo ludens) : 인간과 동물의 놀이 방식 (3) "요즘 아이들은 덜 놀까요?"

Business News / 문광주 기자 / 2025-08-21 23: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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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의 위험, 학교, 그리고 스마트폰

요즘 아이들은 덜 놀까요?
낯선 사람의 위험, 학교, 그리고 스마트폰 사이


1950년대에서 1970년대에 성장한 베이비붐 세대와 같은 기성세대가 요즘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이 함께 놀고 야외에서 놀았다는 인상이 흔히 떠오른다. 정말 그럴까, 아니면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기성세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상화하고 있는 걸까? 

▲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 Kyra Malicse/ CC-by 2.0

너무 보호받는 환경

시장 조사 기관 입소스(Ipsos)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 아이들은 실제로 부모보다 실외에서 노는 시간이 25% 적다. 아이들이 어른의 감독 없이 동네나 도시를 얼마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조사한 연구들에서도 이러한 이동의 자유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970년에서 1990년 사이에 두드러졌다.

미국 사회학자 마켈라 B. 러더퍼드(Markella B. Rutherford)도 비슷한 결과를 발견했다. 그녀는 20세기 초부터 유명 잡지에 실린 수백 건의 육아 관련 기사와 조언 칼럼을 분석했다. 이전 기사들은 아이들이 어른 없이 다른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묘사했다. 아이들은 다섯 살 때부터 혼자 학교에 걸어갔고, 열한 살 무렵부터는 아이를 돌보거나 신문을 배달하며 용돈을 벌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러더퍼드는 변화를 관찰했다. 1960년대부터, 그리고 1980년대 이후로 부모의 자녀에 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들은 더 유능하고 책임감 있고 회복력이 강한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고, 부모의 감독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기대가 커졌다.

우유팩에 찍힌 아이들의 사진이 바깥 놀이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즉, 아이들이 감독 없이 바깥 놀이를 하는 것을 막는 것은 주로 부모인 것 같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연구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원인으로 미국의 "실종 아동 공황"을 지목한다. 1970년대 말과 1980년대에 미국에서 여러 건의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하여 언론의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우유 제조업체들은 실종 아동 사진을 우유팩에 인쇄하기 시작했고, 미국 의회는 실종 아동을 위한 단체를 설립했으며, 아이들에게는 "낯선 사람에 대한 위험"에 대한 경고가 점점 더 많이 전달되었다.

▲ 1979년 5월 여섯 살배기 에탄 파즈의 실종 사건은

"실종 아동 공황"을 촉발한 것으로 알려진 실종 사건 중 하나였다. 

© Library of Congress, Prints & Photographs Division, photograph by Bernard Gotfryd


보스턴 칼리지 심리학자 피터 그레이는 KPBS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감독하지 않고,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다른 책임 있는 어른도 아이들을 지켜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부주의한 부모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인 메시지였다." 전문가들은 이 모든 것이 부모의 자녀 양육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너무 많은 약속

하지만 오늘날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밖에서 자유롭게 놀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의 크리스티안 리하르트-엘스너는 "아이들의 놀이는 조직적인 행사가 되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축구, 발레, 승마, 조기 음악 교육 등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놀이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는 것으로, 시간 압박감과 '시간이 없다'는 경험과 함께 나타난다.“

게다가 도시에는 열린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리차드-엘스너는 "도심의 몇 안 되는 녹지 공간은 아이들에게 폐쇄된 경우가 많아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놀이 공간을 찾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부모는 어린 시절부터 자녀에게 자립심을 가르치고 양육 과정에서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오늘날에는 사고, 범죄, 또는 다른 어른들의 소송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자녀의 자립심을 거의 믿지 않는다.“

스마트폰 없이 노는 것이 더 낫다

분명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가 청소년들의 실외 활동 감소에 부분적인 원인이 될까? 미국 잡지 "디 애틀랜틱"의 조사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연구진은 8세에서 12세 사이의 어린이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 분명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어린이의 75%가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를 이미 플레이했다고 답했지만, 45%는 여전히 온라인 상호작용보다 직접 만나 친구를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디지털 방식으로 친구를 만나는 것을 선호하는 어린이는 4분의 1에 불과했다. 어린이의 거의 4분의 3은 "우리 동네에 함께 직접 게임을 할 수 있는 친구가 더 많다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것"이라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설문에 참여한 어린이 대부분은 어른의 감독 없이는 공공장소에 전혀 나갈 수 없다고 답했다"고 세 명의 저자는 보고했다. (계속)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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