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물리학 하이라이트 Top 10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12-16 10: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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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에는 사중성자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2023년에는 반물질 낙하 실험이 주제
- 2024년에는 달 뒷면 샘플과 양자 컴퓨터의 오류 수정이 주요 관심사였다
- '25년 1월 소행성 베누의 샘플 분석, 소행성이 지구 생명 초기발달에 중요한 역할 시사
- 반물질로 만든 최초의 양자비트, 지진 센서로서의 휴대폰과 속이 빈 광섬유
- 양성자 총을 이용한 암치료

2025년 물리학 분야 Top 10
반물질 큐비트, 폭풍 행성, 그리고 지진 센서로서의 스마트폰


2025년 가장 흥미로운 물리학적 발견은 무엇이었을까? 물리학 전문지 "피직스 월드(Physics World)"가 다시 한번 10대 주요 발견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반물질과 발광 단백질로 만들어진 양자비트, 기록적인 폭풍이 몰아치는 외계 행성, 그리고 새로운 암 방사선 치료법이 포함됐다. 또한 속이 빈 광섬유, 2차원 금속, 초유체 수소 분자, 그리고 지진 센서로서의 스마트폰도 주목받고 있다. 


매년 "피직스 월드(Physics World)" 편집진은 물리학 분야에서 10대 주요 발견을 선정한다.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연구의 중요성, 기존 지식의 실질적인 확장, 이론과 실험 간의 강력한 연관성, 그리고 모든 물리학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일반적인 내용이어야 한다. 2022년에는 사중성자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2023년에는 반물질 낙하 실험이 주요 물리학 주제로 선정되었다. 2024년에는 달 뒷면 샘플과 양자 컴퓨터의 오류 수정이 주요 관심사였다.
이제 2025년 물리학 분야의 10대 주제가 선정됐다. 순위는 없지만 주제별로 나열했다.

생명의 구성 요소와 폭풍 행성


2025년 1월, 여러 연구팀이 NASA의 OSIRIS-REx 우주선이 소행성 베누에서 가져온 샘플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분석 결과 예상치 못한 풍부한 생명 구성 요소가 발견됐다. 검출된 1만 개 이상의 화합물 중에는 DNA와 RNA의 5가지 염기 모두와 33가지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소행성이 지구 생명 초기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베누 소행성 샘플에서 발견된 화학적 특성에 대한 개요. © NASA

두 번째 주요 성과는 우주 연구 분야의 두 가지 주요 결과다. 같은 달,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상세한 기상 지도를 최초로 완성했다. 이 지도는 행성에서 관측된 초음속 바람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약 500광년 떨어진 가스 행성 WASP-127b의 대기에서는 뜨거운 가스가 시속 약 3만3000km의 속도로 행성 주위를 질주하고 있는데, 이는 절대적인 최고 기록이다. 심지어 해왕성의 폭풍조차도 비교해보면 더 느리다.

(©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ESO))


진동하는 원자와 초유체 수소

 

2025년의 또 다른 두 가지 주요 물리학적 성과는 원자의 영역과 관련이 있다. 2025년 7월, 연구진은 최초로 개별 원자의 열 진동을 시각화했다. 원자의 모양과 흐릿함은 원자가 얼마나 강하게 진동하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전자 프티코그래피(Electrone-Ptychografie)라는 새로운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 이 기술은 전자로 구조를 스캔하고 특수 알고리즘을 사용해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간섭 패턴과 회절 패턴을 분석한다.

분자에서 초유체 현상이 처음으로 입증된 것 역시 원자와 관련이 있다. 물리학자들은 정교한 실험을 통해 분자 수소가 극저온에서 마찰이 없는 양자 유체가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이 실험은 15~20개의 수소 분자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입자에만 적용되지만, 50년 전의 이론적 예측을 확인시켜 주었다.

반물질과 단백질로 만든 큐비트

2025년의 또 다른 중요한 물리학적 성과는 반물질로 만든 최초의 양자비트다. CERN 연구센터의 BASE 협력단 소속 물리학자들은 최초로 반양성자를 제어하여 스핀을 조작하고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 반양성자 큐비트를 무려 50초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도 성공했는데, 이 역시 최초의 기록이다. 이 획기적인 성과는 물질과 반물질의 차이를 더욱 정밀하게 탐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CERN의 물리학자들이 최초로 반양성자의 스핀을 정밀하게 조작하고 읽어내는 데 성공하여 이를 큐비트로 만들었다. © koto_feja

미국 물리학자들은 2025년 8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큐비트를 만들어냈다. 바로 살아있는 세포에서 직접 양자비트를 생성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세포가 특수한 노란색 형광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유도했다. 이 단백질의 핵심 특징은 서로 다른 형광을 띠는 여러 가지 준안정 스핀 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며, 레이저 조사를 통해 각 상태를 판독할 수 있다. 이러한 단백질은 세포 내 양자 센서로 활용될 수 있다.

지진 센서로서의 휴대폰과 속이 빈 광섬유

통신 분야에서도 물리학계의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왔다. 영국 물리학자들이 데이터 신호를 더 빠르고 손실 없이 전송할 수 있는 새로운 광섬유를 개발했다. 기존의 유리 코어 대신, 이 광섬유는 여러 겹의 초박형 유리막으로 둘러싸인 속이 빈 코어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 신호의 반사가 줄어들어 신호 손실이 약 35% 감소한다. 동시에 전송 속도도 45% 향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자사 네트워크의 일부 구간에서 이 광섬유를 테스트하고 있다.
▲ 새롭게 개발된 속이 빈 광섬유 케이블은 신호 손실을 줄이고 광 데이터 전송 속도를 향상시킨다. © kynny

지진학자들은 조만간 케이블이 아닌 모바일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실험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일반 스마트폰에 탑재된 가속도계는 이제 약한 지진까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해졌다. 이 대규모 실험에는 98개국 수백만 대의 휴대전화가 참여했으며, 사용자들은 지진 모니터링 전용 앱을 설치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규모 1.9에서 7.8에 이르는 312건의 지진이 기록됐다.

2D 금속과 양성자 총을 이용한 암 치료

재료 연구 분야에서는 한 연구팀이 비스무트, 주석, 납, 인듐, 갈륨과 같은 금속 원자 한 겹으로 이루어진 순수 금속 2D 소재를 최초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핀이나 다른 2D 소재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구조의 금속은 새로운 광학적, 기계적, 전자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2차원 금속을 생산하는 것은 어렵다. 금속 원자들이 3차원 금속 격자 내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결합돼 있어 원자층으로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PAT 개척자들. 양성자 치료실에서 연구팀이 연구하고 있다. (Courtesy: UO Fisica Sanitaria and UO Protonterapia, APSS, Trento) physics world

올해 또 다른 중요한 물리학적 성과는 새로운 방사선 치료법으로 암 환자를 치료한 첫 사례다. 이 "양성자 아크 치료법(Proton Arc Therapy)”은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종양에 번갈아 가며 조사하는 방식이다. 환자 주위를 회전하는 양성자 발생기는 방사선이 종양 조직에만 최고 강도로 도달하도록 한다. 주변 조직은 한 번에 소수의 양성자 빔만 받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출처: Physics World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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