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물질을 위한 "룰렛 테이블"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04-10 22: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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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렛 테이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물질 입자를 감지하는 새로운 유형의 장치
- CERN의 소위 AEgIS 협업은 반수소와 같은 여러 반입자로 구성된 반원자의 속성을 조사
- 초기 테스트에서 새로운 AEgIS 검출기는 이미 이전보다 35배 더 나은 분해능을 달성
- 이 기술은 높은 위치 분해능이 필수적인 실험이나 예를 들어 고해상도 추적기를 개발하는 데 더 폭넓게 적용 가능

반물질을 위한 "룰렛 테이블"
스마트폰의 광센서를 반물질 연구에 사용


언뜻 보기에 룰렛 테이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물질 입자를 감지하는 새로운 유형의 장치다. 이 제품의 특별한 점은 주요 구성 요소가 일반 스마트폰의 사진 센서라는 점이다. 겉모습과 달리 반물질 검출기는 카지노가 아닌 스위스의 CERN 연구 센터에 위치해 있다. 물리학자들은 이 검출기를 사용하여 반수소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연구한다. 

▲ 스마트폰 사진 센서로 만든 새로운 감지기는 CERN의 반물질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Andreas Heddergott / TUM

지난 10년 동안 지구 중력장에서 반물질의 가속도를 측정하는 목표로 여러 실험적 협업이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노력 대부분은 CERN의 반물질 공장(Antimatter factory)에서 이루어졌다.

반물질은 일반 물질의 거울상과 같은 것이다. 우리 세계의 모든 입자는 그에 대응하는 반입자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는 양전하를 띤 양전자(Positron)를 가지고 있고 양성자는 반양성자(Antiproton)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반세계 Antiworld"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제네바 호수 근처에 있는 CERN 연구 센터의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의문 중 일부를 명확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학을 위한 3,840Megapixels(메가픽셀)

예를 들어, CERN의 소위 AEgIS 협업(반수소 실험: 중력, 간섭계, 분광학)은 반수소(Antihydrogen)와 같은 여러 반입자로 구성된 반원자(Antiatom)의 속성을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물리학자들은 지구 중력장에서 반수소의 자유낙하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하고 이를 통해 그 행동을 일반 물질의 행동과 비교한다.
▲ CMOS 센서로 촬영한 반양성자 소멸 현상의 선별된 이미지. 관찰된 모양은 Timepix3 검출기(25, 26)에서 기록된 모양과 유사하지만, 크기는 약 50배 작다. 자홍색으로 표시된 픽셀은 배경 이미지 촬영 결과 기능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녹색 화살표는 타원형 갈래, 청록색 화살표는 두꺼운 궤적, 주황색 화살표는 얇은 궤적을 나타낸다. (출처:관련논문 Real-time antiproton annihilation vertexing with submicrometer resolution / Science Advances / 2 Apr 2025)

더욱 정확하게 진행하기 위해 팀은 이제 특이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우리 대부분이 매일 손에 쥐고 있는 제품을 사용했다. "AEgIS가 작동하려면 엄청나게 높은 공간 분해능을 갖춘 감지기가 필요하고, 모바일 카메라 센서는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픽셀을 가져야 한다"고 뮌헨 공과대학교(TUM)의 공동 저자인 프란체스코 과티에리는 설명한다. "따라서 우리는 60개의 스마트폰 칩을 단일 사진 검출기인 OPHANIM(Optical Photon and Antimatter Imager 광학 광자 및 반물질 이미저)에 통합했다.” 물리학자에 따르면, 이 검출기는 기술 장비에서 사용된 픽셀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840메가픽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 목표: 자유낙하 중 반수소

이전에는 원하는 정밀도와 해상도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진 건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사진 센서와는 달리 실시간 측정은 불가능했다. 반양성자에 대한 초기 테스트에서 새로운 AEgIS 검출기는 이미 이전보다 35배 더 나은 분해능을 달성했다. 연구진은 이 장치가 반양성자 소멸을 약 0.6㎛(마이크로미터)의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 ELENA의 주입 라인과 5-T 트랩 내부에 설치된 트랩 복합체의 일부를 보여주는 AEḡIS 빔라인의 세부 모습. ELENA에서 나온 개별 반양성자 묶음은 분해기를 통과하여 AEḡIS C 트랩(빨간색 화살표)에 의해 포집된다. 그런 다음 빔라인의 전극 전압이 재구성되어 45° 분기점 방향으로 추출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트랩이 열리고 반양성자가 센서에 이식된다(녹색 화살표). (출처:관련논문 Real-time antiproton annihilation vertexing with submicrometer resolution / Science Advances / 2 Apr 2025)

OPHANIM은 이제 반수소 연구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Guatieri는 "우리는 사진 건판 수준의 고해상도, 실시간 진단, 자체 교정 및 입자 감지를 위한 우수한 입체각을 하나의 장비에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감지기는 이제 수평 반수소 제트의 수직 낙하 거리를 측정하고 지구 중력장에서 반수소의 낙하 행동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낼 수 있는 이상적인 장비를 갖췄다.

추가적으로 가능한 응용 프로그램

이탈리아 트렌토 대학의 공동 저자인 루게로 카라비타는 "이 기술은 높은 위치 분해능이 필수적인 실험이나 예를 들어 고해상도 추적기를 개발하는 데 더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 기술은 앞으로 다른 연구 프로젝트에도 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물질과 반물질의 상호 소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Science Advances, 2025; doi: 10.1126/sciadv.ads1176)
출처: Technische Universität München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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