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옥은 어떻게 잎을 닫을까요?
-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6-06-12 07:36:50
- 덫잎 바깥쪽 표피 세포가 갑자기 부드러워지면서 이전에 저장해 두었던 탄성 에너지 방출
- 자극털이 두 번 닿으면 덫잎 바깥쪽 세포벽이 몇 초 안에 부드러워진다
- 현재까지 식물에서 발견된 세포벽 역학 조절 중 가장 빠른 속도
파리지옥은 어떻게 잎을 닫을까요?
식물은 보통 빠른 움직임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파리지옥은 예외다. 먹이가 덫잎에 앉으면 잎이 순식간에 닫힌다. 그렇다면 이 식물은 어떻게 이런 속도를 낼 수 있을까? 정교한 기계 및 유압 측정 기술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그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덫잎 바깥쪽 표피 세포가 갑자기 부드러워지면서 이전에 저장해 두었던 탄성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소프트 로봇 공학에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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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지옥의 잎이 닫히는 동작은 식물계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 중 하나다. © Jeanne Bourdier, Corentin Mollier |
파리지옥(Dionaea muscipula)은 달콤한 꿀로 곤충을 덫잎으로 유인한다. 잠재적 먹이가 덫잎 안쪽에 있는 미세한 자극털을 두 번 연속으로 건드리면 덫이 닫히는데, 그 속도는 식물계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이 육식 식물이 어떻게 이처럼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지는 수 세기 동안 과학자들의 수수께끼였다.
수압 메커니즘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
볼록한 모양의 열린 덫이 탄성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덫이 작동되면 오목한 모양으로 뒤집힌다. 하지만 이처럼 갑작스러운 에너지 방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파리지옥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의 류정은 교수 연구팀은 수많은 정교한 실험과 측정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어떤 경우에는 덫을 좁은 조각으로 잘라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열린 상태로 고정하여 개별 세포 수준에서 변화를 측정했다.
"오랫동안 제기되어 온 가설에 따르면 파리지옥의 덫 닫힘은 잎 두께 방향으로 삼투압에 의해 유도된 물의 흐름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로 인해 덫의 안쪽과 바깥쪽 표면이 서로 다르게 팽창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메커니즘을 검증하기 위해 압력 감지 프로브를 사용해 덫 잎 내부의 물 이동을 직접 측정했다.“
"하지만 류 교수와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물이 서로 다른 세포층을 통과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다." 만약 파리지옥이 이 메커니즘에 의존한다면, 덫이 닫히는 데 약 30초가 걸릴 것이다. 연구팀은 "닫히는 과정이 너무 빨라서 물의 이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며, "이는 독립적인 비수력적 메커니즘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화로 장력 해제
실제로 추가 측정 결과, 파리지옥은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극털이 두 번 닿으면 덫잎 바깥쪽 세포벽이 몇 초 안에 부드러워진다. 이로 인해 바깥층이 마치 갑자기 풀린 활처럼 살짝 벌어진다. 덫에 저장된 탄성 장력이 해제되면서 잎이 찰칵 소리를 내며 닫힌다. 연구진은 "이는 현재까지 식물에서 발견된 세포벽 역학 조절 중 가장 빠른 속도"라고 보고했다.
자극털에서 바깥쪽 표피 세포로 신호가 전달되어 두 번째 접촉 시에만 세포벽이 연화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생물학을 넘어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발견은 물질 특성의 동적 적응에 기반한 식물 운동 방식을 밝혀냈으며, 이를 통해 근육이 필요 없는 생체 모방 추진 메커니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예를 들어, 소프트 로봇에 사용되는 소재에도 유사한 특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Jeongeun Ryu (Aix-Marseille University, France) 외, Science, doi: 10.1126/science.aed5051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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