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는 어떻게 에너지를 얻는가?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12-31 17: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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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호초는 수많은 어류, 갑각류, 조개류 및 기타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제공

산호는 어떻게 에너지를 얻는가?
산호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플랑크톤을 섭취한다.


산호는 햇빛뿐만 아니라 플랑크톤도 많이 섭취한다는 사실이 먹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기존 측정 방식은 공생 조류의 광합성을 통한 간접적인 에너지 흡수량에 비해 산호의 직접적인 영양 섭취량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해 왔다. 산호초의 정확한 에너지 균형을 이해하는 것은 기후 변화에 대한 산호초의 적응력을 더 잘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기후 변화로 인해 점점 더 백화 현상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백화 현상이 산호에게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산호초는 수많은 어류, 갑각류, 조개류 및 기타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한다. 많은 지역에서 산호초는 해안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기 있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이 고착성 자포동물은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조류와 공생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또한 산호는 종속영양생물로서 주변 해수의 먹이 입자, 주로 플랑크톤을 섭취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는 이러한 생태적으로 중요한 산호초를 위협하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은 공생 조류의 독소 생성을 유발하고, 산호는 이 독소를 배출하게 된다. 그 결과, 산호는 화려한 색을 잃고 탈색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원까지 잃게 된다. 그렇다면 광합성을 하는 이 조류는 산호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 산호의 영양 공급에 얼마나 기여하는 것일까?

경산호 먹이 실험


로드아일랜드 대학교(내러갠셋 소재)의 코너 러브(Connor Love) 교수 연구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형 해수 수조에 스틸로포라 피스틸라타(Stylophora pistillata) 종의 경산호를 넣고 작은 갑각류 유충을 먹이로 주었다. 실험군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일주일에 두 번 또는 여섯 번 동물성 플랑크톤을 공급하거나, 아예 먹이를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산호의 플랑크톤 섭취량을 측정하기 위해 광합성 활동과 산호 성장과 같은 생리적 지표를 분석했다.

다른 연구 그룹에서는 연구자들이 먼저 공생 조류를 제거하여 산호 백화 현상을 인위적으로 유도한 후, 백화된 산호에 일주일에 6일 먹이를 공급했다. 러브와 그의 동료들은 산호가 섭취한 동물성 플랑크톤의 양을 직접 기록했다. 또한 산호 조직 내 탄소 및 질소 동위원소와 다양한 지방산의 함량을 측정해 이러한 영양소의 공급원을 간접적으로 파악했다.
▲ 북부 홍해, 에일라트 앞바다 아카바 만의 암초에 서식하는 산호초 형성종인 스틸로포라 피스틸라타(Stylophora pistillata). © Marleen Stuhr, ZMT

산호 영양 측정을 위한 새로운 방법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호는 먹이와 함께 섭취한 탄소의 일부만 조직에 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빠르게 배설되거나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러브는 "섭취한 영양소의 일부만 조직에서 측정할 수 있다면, 영양 섭취로 인한 중요한 기여도를 간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의 측정 방법은 일반적으로 산호 조직의 탄소 동위원소만 분석해 왔다. 브레멘에 있는 라이프니츠 열대해양연구센터의 공동 저자인 마를렌 스투르(Marleen Stuhr)는 "이는 종속영양의 실제 비율을 상당히 과소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면 질소 동위원소와 지방산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산호 조직에 직접 침투해 더 오랫동안 검출 가능하다. 러브 연구원은 "질소 동위원소와 지방산 프로필과 같은 더욱 확실한 지표를 사용함으로써 앞으로 산호가 자가영양 광합성과 종속영양 영양소 흡수 사이에서 에너지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훨씬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산호가 광합성 외에 얼마나 많은 영양소를 흡수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산호의 회복력을 어느 정도까지 높이는지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먹이 섭취는 백화 현상을 부분적으로만 보완한다

백화된 산호는 공생 미생물의 손실을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섭취한 동물성 플랑크톤 덕분에 광합성 없이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건강한 산호에 비해 성장 속도는 느렸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먹이 섭취는 백화 현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 종속영양 실험을 통해 살펴본 결과: 탈색된 스틸로포라 피스틸라타(Stylophora pistillata) 종의 경산호가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먹이 입자를 물에서 직접 흡수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 ZMT

또한, 동일한 양의 먹이가 주어졌을 때 백화된 산호는 건강한 산호보다 동물성 플랑크톤을 적게 섭취했다. 한 가지 설명은 산호가 촉수를 이용해 플랑크톤을 입으로 끌어들이는 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백화로 약해진 산호는 이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산호초 모니터링을 위한 더 나은 도구

이러한 연구 결과는 산호초 보호에 두 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러브 연구원은 "첫째, 산호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종속영양에 더 의존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산호초의 생존이 해양 플랑크톤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둘째로, 우리는 산호의 영양 상태와 회복력을 평가하고 산호초를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생체지표들을 확인했다.

참고: Communications Biology, 2025, doi: 10.1038/s42003-025-08621-8)
출처: 라이프니츠 열대해양연구센터(ZMT)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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