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토신: '포옹 호르몬'이라 불리지만, 집단 간 경쟁심도 강화한다

Business News / 문광주 기자 / 2026-05-11 1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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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시토신은 신뢰하는 사람들과 유대감 강화할 뿐만 아니라, 집단 간 경쟁에도 관여
- 사교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 적응하도록 도움주는 호르몬
- 옥시토신이 개인 간 관계뿐 아니라 집단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

옥시토신: '포옹 호르몬'이라 불리지만, 집단 간 경쟁심도 강화한다

이중 효과:
'포옹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은 신뢰하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집단 간 경쟁에도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결속력과 협력을 증진시키지만, 동시에 적대 세력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을 높이기도 한다. 따라서 '포옹 호르몬'이 사람을 본래 사교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 옥시토신은 '포옹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집단 간의 경쟁이나 갈등 상황에서도 분비량이 증가한다. pixabay

신경전달물질인 옥시토신은 친숙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 분비되어 '포옹 호르몬'으로 불린다. 이는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사회적 유대감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옥시토신은 모자 관계나 연인 관계에서 유대감을 강화한다. 또한,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고 통증을 완화하며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포옹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에는 단점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갈등, 집단 간 경쟁, 심지어 가정 폭력 상황에서도 분비량이 증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옥시토신은 사람들을 더욱 적대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리히 대학교의 샬롯 데브라스 교수와 동료들은 "이처럼 역설적으로 보이는 이중성은 옥시토신이 본질적으로 사람을 친사회적이거나 반사회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 적응하도록 돕는다는 점을 이해할 때 더욱 명확해진다"고 설명했다.

축구 경기를 사례 연구로 활용

연구진은 볼리비아 아마존에 사는 치마네족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이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조사했다. 이 수렵채집인들은 보통 몇 가족으로 구성된 소규모 집단에서 생활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공동체 내에서 가족들은 일상적인 일과 육아를 함께 하지만, 자원과 사회적 지위를 놓고 경쟁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치마네족 남성들에게 축구 경기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다. © 취리히 대학교

축구 경기는 치마네족의 평판과 사회적 지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을 남성들은 일주일에 여러 번 경기에 참가하며, 일요일에는 인근 마을 팀들과 경기를 한다. 여성들도 참여하지만, 남성들만큼 자주 참여하지는 않는다. 데브라스 연구팀은 "이러한 축구 경기는 감정적으로 매우 격렬하고 강한 경쟁심이 특징"이라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치마네족 90명을 대상으로 마을 내 축구 경기 중 혈중 옥시토신 수치 변화를 조사했다.

옥시토신 수치의 유의미한 증가

분석 결과, 남성들의 옥시토신 수치는 경기 중과 경기 후에 유의미하게 증가했지만, 그 정도는 경기마다 달랐다. 연구팀은 "남성들은 마을 내 경기와 타 부족과의 경기에서 옥시토신 수치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인근 부족과의 경기에서는 이른바 '포옹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 분비량이 현저히 낮았다. 취리히 대학교의 수석 저자인 아드리안 예기(Adrian Jaeggi)는 “이번 연구 결과는 옥시토신이 친숙한 경쟁자 관계뿐 아니라 명확하게 구분되는 외부 집단과의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사회적 중요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번 연구 결과는 ‘포옹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이 개인 간 관계뿐 아니라 집단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데브라스(Debras)는 “이전 연구에서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옥시토신을 투여하면 집단 지향적인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 옥시토신 수치는 남성에서는 경기에 반응하지만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다. (A) 남녀 축구 경기 후 소변 옥시토신 수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후 확률 분포. 사후 분포는 경기 전 수치와 비교하여 경기 후 옥시토신 수치의 예측 변화를 나타낸다. 점선은 0을 나타낸다. (B) 성별 및 샘플 유형(경기 전 대 경기 후)이 옥시토신 농도에 미치는 조건부 효과. 남녀 모두에서 경기 전후 옥시토신 수치의 변화를 보여준다. 옥시토신 농도는 전체 평균을 기준으로 중심화되었다. 작은 원(경기 전)과 사각형(경기 후)은 각 소변 샘플에 대한 개별 평균 중심 보정 옥시토신(OT) 값을 나타낸다. (출처: 06 May 2026 / Us against them: oxytocin response to competition in a small-scale human society /proceeding B)

내부 협력, 외부 방어

그렇다면 왜 ‘포옹 호르몬’은 특히 경쟁상황에서 더 많이 분비될까? 데브라스와 동료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는 옥시토신의 이중적인 역할과 잘 맞아떨어진다. 연구팀은 “집단 간 갈등 상황에서 옥시토신 수치 증가는 한편으로는 자신의 집단 내 협력과 신뢰를 강화하고, 집단 구성원 간의 협동심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 경기에서 이는 원활한 팀워크를 가능하게 한다.

반면, 옥시토신은 적대 집단에 대한 경계심과 공격성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데브라스와 그의 동료들은 "옥시토신은 적대 집단으로부터 오는 잠재적인 위협 신호를 더 잘 감지하도록 해준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기능은 집단 갈등 상황에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고,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며,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은 사회적 상황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옥시토신은 이러한 능력을 증진시킨다.

상대 집단과 성별이 중요한 역할

상대 집단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는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남성들에게 있어 공동체 내 축구 경기는 사회적 위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승리는 지배력과 뛰어난 기량을 입증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공고히 한다고 팀원들은 설명했다. 반면, 치마네족이 아닌 집단과의 경기는 '우리 대 그들'이라는 분명한 대립 구도를 통해 팀 결속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불신, 경쟁, 그리고 위협감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두 가지 요인 모두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한다. 이웃 집단은 치마네족 내부에서의 지위와 관련이 없거나 잠재적인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경기에서는 호르몬 반응이 가장 약하게 나타난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치마네족 내에서도 성별에 따른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축구 경기에 참여해도 옥시토신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다. 데브라스와 그녀의 동료들은 이러한 현상을 여성의 옥시토신 수치가 선천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경기 중 추가적인 증가 가능성이 제한된다는 가설로 부분적으로 설명했다. 반면, 치마네족 여성들은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다. 연구진은 "그들은 소문, 평판에 대한 언어적 공격, 그리고 사회적 배제를 통해 경쟁한다"고 기술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러한 결과는 '포옹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이 경쟁 상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예기 교수는 "협력은 경쟁에서 성공적인 전략이 될 수 있으며, 옥시토신이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옥시토신은 물고기부터 침팬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 종에서 집단 갈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인간에게도 유사한 메커니즘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Charlotte Debras (취리히 대학교) 외,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026; doi: 10.1098/rspb.2026.0242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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