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화성 착륙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6-04-22 09: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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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곰팡이 샘플 2.16mGy(밀리그레이)의 방사선에 1개월과 6개월 동안 노출 실험 실시
- 온도 -60C- 50C까지 다양, 화성의 일반적인 자외선, 대기 환경에 노출
- 극저온과 고강도 방사선 노출이 동시 발생했을 때만 생존 곰팡이 세포의 수 현저히 감소
- 곰팡이 포자, 화성 탐사선의 발사, 비행, 착륙 과정에서 발생가능한 모든 환경에서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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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화성 착륙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NASA 클린룸에서 분리된 버섯 포자가 모의 우주 비행 및 화성 환경에서 생존


완벽한 무균 환경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NASA의 클린룸에서도 미생물은 번성하며, 일부 미생물은 화성까지의 비행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이번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클린룸에서 분리된 아스페르길루스 칼리두스투스(Aspergillus calidoustus) 곰팡이 포자는 화성 탐사선의 발사, 비행, 착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환경에서 생존했다. 이는 무인 화성 탐사선이 이미 지구의 미생물을 화성에 옮겨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아스페르길루스 칼리두스투스(Aspergillus calidoustus)라는 곰팡이 종은 NASA의 클린룸에서만 잘 자라는 것이 아니다. 우주와 화성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 angel-ros-die/ CC-by 4.0

다른 천체에 착륙할 우주 탐사선은 특별한 안전 조치를 거친다. 지구의 미생물이 탐사선에 닿지 않도록 최대한 무균 상태인 특수 클린룸에서 조립된다. 이는 착륙선 모듈과 로버가 지구의 박테리아나 곰팡이를 다른 행성이나 위성으로 옮겨 외계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반대로, 다른 천체에서 채취한 샘플도 이러한 클린룸에서 분석 및 보관된다.

NASA 클린룸에도 미생물이 존재


NASA와 ESA의 클린룸은 최대한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화학 약품으로 세척하고 양압을 유지한다. 자외선과 열처리를 통해 클린룸에 반입되는 모든 물품을 소독하며, 모든 직원은 특수 보호복을 착용해야 한다.
▲ NASA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클린룸. 이곳에서 우주 탐사선과 그 구성 요소들이 무균 상태에서 조립된다. © NASA/JPL


하지만 일부 미생물은 모든 소독 조치에도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NASA 클린룸에는 건조하고 영양분이 부족하며 강력한 소독제에도 살아남는 박테리아가 존재했다. 또한, 무균 환경으로 여겨지는 이곳에서 곰팡이도 발견됐다.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의 발사 준비가 진행되었던 클린룸에서도 이러한 미생물이 발견됐다.

실험실 환경에서 화성과 우주 환경을 견뎌낼 수 있을까?

이는 이러한 미생물이 우주 탐사선 발사, 화성까지의 비행, 그리고 화성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NASA 제트 추진 연구소(JPL)의 아툴 찬더(Atul Chander)가 이끄는 연구팀은 화성 탐사 프로그램의 클린룸에서 분리한 27종의 곰팡이 균주 샘플을 배양했다. 이 연구에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서 분리한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 균주 샘플도 포함되었다.

모든 곰팡이 배양액의 포자는 특수 항온항습실에서 화성 탐사 임무 및 화성 표면과 유사한 환경에 노출됐다. 온도는 -60°C에서 150°C까지 다양했으며, 화성의 일반적인 자외선 노출, 화성 대기 환경, 그리고 반응성이 높은 화성 표토 유사 물질에 담그는 등의 실험을 진행했다. 또한, 연구팀은 일부 곰팡이 샘플을 2.16mGy(밀리그레이)의 방사선에 1개월과 6개월 동안 노출시키는 실험도 실시했다. 

▲ 실험용 시험 챔버 설치 모습. © Chander et al./ 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CC-by 4.0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곰팡이
실험 결과, 대부분의 곰팡이 균주는 여러 실험을 견뎌냈지만, 거의 모든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은 단 한 종뿐이었다. "아스페르길루스 칼리두스투스(Aspergillus calidoustus)는 모의 화성 환경에서 놀라운 생존력을 보여주었다. 이 곰팡이는 화성의 자외선, 대기 조건, 그리고 표토에 최대 1,440분 동안 노출되었음에도 견뎌냈다"고 찬더(Chander) 연구팀은 보고했다.

이 곰팡이의 포자는 가뭄, 고온, 그리고 화성 탐사선 탑승 시 발생할 수 있는 6개월간의 방사선 조사에도 살아남았다. 연구진에 따르면, 극저온과 고강도 방사선 노출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에만 생존 가능한 곰팡이 세포의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

우주 탐사선에 의한 오염 가능성?

종합적으로 볼 때, 이 결과는 아스페르길루스 칼리두스투스가 NASA의 클린룸에서만 생존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만약 이 곰팡이가 화성 탐사선을 오염시킨다면, 화성에 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화성이 이러한 미생물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JPL의 수석 저자인 카스투리 벤카테스와란(Kasthuri Venkateswaran)은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실험은 이러한 곰팡이가 이론적으로 외계 환경에서 생존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연구는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일부 곰팡이도 외계 환경에 강인하게 적응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 발견은 클린룸과 우주 탐사선의 소독 방법을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팀은 "기존의 우주선 미생물 제거 프로토콜은 박테리아 포자를 우선적으로 제거했다"며 "따라서 이번 연구는 행성 보호 전략에 있어 중요한 공백을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참고: 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2026; doi: 10.1128/aem.02065-25
출처: 미국 미생물학회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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