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가 사막 폭풍에서 살아남는 방법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08-26 22: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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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생물은 건조되거나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에 보호 바이오필름을 형성
- 미생물 중 다수는 공중 이동 중에도 실제로 "깨어 있고" 활동적
- 박테리아가 공기 중을 이동하면서 먼지 입자에 축적된 유기 분자를 영양소로 활용
-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는 먼 지역에서 온 박테리아 군집 전체가 포함돼 인간에게 영향

박테리아가 사막 폭풍에서 살아남는 방법
먼지에 날려간 미생물, 생존을 위해 보호 바이오필름 형성


일부 박테리아는 먼지 입자를 타고 대기 중 수 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생물은 건조되거나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에 보호 바이오필름을 형성한다. 이전에 먼지에 서식했던 박테리아의 잔해는 이동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존 전략 덕분에 유익균과 유해균 모두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 먼지 폭풍 속 공기 샘플 채취. © Naama Lang-Yona

박테리아는 매우 회복력이 강해 살기 힘든 곳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이러한 서식지에는 온천, 산성 웅덩이, 염호, 그리고 사막 폭풍의 먼지 입자가 포함된다. 이러한 먼지 구름과 그 안에 서식하는 미생물은 대서양을 가로질러 이동하기도 한다. 대기를 수 킬로미터나 이동하는 동안 박테리아는 매우 적은 양의 물과 영양분으로 생존해야 하며 태양 복사열도 견뎌내야 한다. 그렇다면 박테리아는 이러한 조건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먼지 입자에는 무엇이 살고 있을까?

이스라엘 하이파 테크니온 공대의 나아마 랑요나(Naam Lang-Yona)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의문을 탐구했다. 연구진은 이스라엘에서 대기 샘플을 채취해 이집트나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 폭풍과 대기 바람에 의해 유입된 박테리아를 분리했다. 랑요나와 동료들은 실험실에서 이 미생물을 배양하고, 그 특성을 분석하고, 균주와 종을 확인했다. 또한 박테리아가 특히 잘 자라는 조건과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대사산물도 조사했다.
▲ 실험 작업 흐름의 개략적 표현. 코리올리 콤팩트(Coriolis Compact) 장비를 사용해 먼지 폭풍 시료를 채취한 후, (1) 포자 형성균 분리 및 유전체 동정, (2) 공초점 현미경 및 SEM-EDS(주사전자현미경/에너지분산분광법) 분석에 사용했다. 실험실 연구는 (3) 플랑크톤 성장, 바이오필름 형성, 펠리클 형성, 엑소폴리머 생산, 군집 확장을 포함한 세포 증식, (4) 다양한 온도 및 상대 습도에서의 성장, (5) 질소 및 탄소원 보충, (6) 습도가 높은 조건에서의 자연 먼지 미세응집을 포함했다. 실험 설계도는 BioRender.com을 사용하여 생성되었으며, NLY에 라이선스가 부여되었다.(출처:Published: 12 July 2025 / Bacillus biofilm formation and niche adaptation shape long-distance transported dust microbial community /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보호 바이오필름

먼지 입자에 있는 박테리아는 단순히 비활성 포자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미생물 중 다수는 공중 이동 중에도 실제로 "깨어 있고" 활동적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활동이 매우 얇은 바이오필름 덕분에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박테리아는 이를 위해 다양한 장쇄 당과 단백질을 생성하고 분비하여 끈적끈적한 세포외 기질을 형성한다. 이러한 구조는 미생물을 건조와 극한의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한다.

실험 결과, 이러한 바이오필름은 합성 무기 먼지가 아닌 실제 먼지 입자에서만 형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박테리아가 공기 중을 이동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먼지 입자에 축적된 유기 분자를 영양소로 활용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이전에 이러한 입자를 식민지화했던 미생물이 이러한 영양소를 섭취한 것이다. 미생물은 특히 이러한 이전 미생물의 노폐물에서 질소와 탄소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

적자생존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세포외 기질이 미생물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연구진은 기술했다. 바이오필름은 먼지 위의 박테리아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유기 영양소를 유지하고 미생물 간의 시너지 효과를 촉진한다. 따라서 이 점액질 층은 미생물이 공중 이동 중에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또한 장내 세균총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박테리아 그룹인 피르미쿠테스가 이러한 먼지 입자의 주요 서식처라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여기에는 다양한 바실러스(Bacillus) 종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특정 박테리아 종만이 이러한 보호 생물막을 형성하고 사막 먼지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먼지 폭풍은 가장 건강한 미생물만이 살아남는 자연선택 현상이다. 이는 강인한 박테리아의 진화에 유리하다.
▲ 건조 스트레스, 영양분 제한, 온도 변동 등 먼지 환경에서 미생물 군집 구성을 좌우하는 환경적 요인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이다. BioRender.com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으며, NLY와 IKG에 라이선스가 부여되었다. (출처:Published: 12 July 2025 / Bacillus biofilm formation and niche adaptation shape long-distance transported dust microbial community /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유익한 생물인가, 해충인가?

이 먼지 여행자들은 착륙 지점에서 지역 생태계를 좋게든 나쁘게든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박테리아는 인간, 동물, 식물의 병원균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박테리아 중 일부가 농업이나 의학 분야에서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랑-요나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는 먼 지역에서 온 박테리아 군집 전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지역 생태계에 통합되어 잠재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혁신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 2025; doi: 10.1038/s43247-025-02534-4
출처: Technion – Technische Universität Israel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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