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숨겨진 질병 유발 물질? (4) "과당이 뇌를 조종하는 방식"

건강의학 / 문광주 기자 / 2025-10-21 21: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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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당을 섭취한 쥐는 설탕 섭취 후에도 식욕 회로가 활성화 상태를 유지, 포만감 덜 느껴
- 수년 동안 매일 두 잔 이상의 가당 탄산음료, 청량음료 섭취, 기억 장애 명확한 징후
- 임신 중 산모가 가당 음료를 특히 자주 섭취할 경우 자녀의 알레르기 위험이 38% 증가
- 아이들의 알레르기 천식 발병 위험이 거의 100%까지 증가

중독성 요인 설탕: 과당이 뇌를 조종하는 방식

우리가 섭취하는 설탕의 종류와 양은 에너지 균형과 신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뇌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그 영향을 느낀다. 과당과 과당을 함유한 감미료는 식욕, 뇌 연결, 심지어 기억력까지 영향을 미친다. 


식욕 센터, 지속적인 공명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건강하고 젊은 20명을 대상으로 설탕을 섭취했을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포도당 음료나 과당 음료를 섭취한 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을 이용한 뇌 스캔 검사를 받았다. 또한, 연구진은 음주 후 혈중 인슐린을 포함한 포만감 호르몬 수치와 참가자들이 얼마나 포만감을 느끼는지도 조사했다.

결과에 따르면 포도당은 뇌에서 전형적인 포만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상하부, 섬엽, 선조체에서 정상적으로 식욕을 유발하는 영역이 포도당에 의해 하향 조절되었다. 동시에, 포만감을 나타내는 뇌 영역과의 기능적 연결이 강화되었다. 연구진의 보고에 따르면, 이는 혈중으로 분비되는 포만 호르몬에 의해 뒷받침된다.

반대로, 과당을 섭취한 쥐는 설탕 섭취 후에도 식욕 회로가 활성화 상태를 유지했다. 더욱이, 참가 쥐들의 혈중 포만 호르몬 순환이 현저히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참가자들은 포만감을 덜 느꼈다. 예일대학교의 캐슬린 페이지(Kathlen Page)는 "이는 과당이 식욕을 증가시키고 따라서 음식 섭취량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당을 섭취한 쥐는 오래전에 배가 불러야 할 때에도 거침없이 계속 먹는다.

레모네이드는 쥐의 건망증 심화시켜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여러 연구에서 과당을 장기간 섭취하면 기억력도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4천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장기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참가자들이 수년 동안 매일 두 잔 이상의 가당 탄산음료, 아이스티 또는 기타 청량음료를 섭취했을 때 일화 기억 장애의 명확한 징후를 발견했다. 기억에 중요한 해마의 부피 또한 이 실험군에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쥐에 대한 관찰을 통해 뒷받침된다. 한 실험에서, 동물들은 먼저 미로를 탐색하는 법을 배웠다. 그 후 6주 동안 일부 동물들에게 일반 식수 대신 약한 과당 용액을 제공했고, 연구진은 쥐들이 미로의 정확한 경로를 여전히 기억하는지를 시험했다.

연구 결과: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연구 책임자인 페르난도 고메즈-피닐라(Fernando Gomez-Pinilla)는 "과당을 섭취한 쥐들은 움직임이 느려졌고 뇌의 시냅스 활동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로 인해 동물들은 명확하게 사고하고 6주 전에 학습한 경로를 기억하는 능력이 저하되었다." 과당 섭취는 뇌세포 DNA의 축적을 변화시켜 특정 유전자의 전사에 영향을 미쳤다.

가소성 교란

추가 연구에서 고메즈-피닐라와 그의 동료들은 과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부상이나 타격 후 뇌 재생을 방해할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당분은 뉴런 간의 통신을 방해하고 손상된 연결의 재생을 지연시켰다. 연구진은 "과당은 뇌 가소성, 즉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경험할 때 뇌세포 간에 새로운 신호 전달 경로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메즈-피닐라는 "이 메시지는 아주 간단한 조언으로 요약할 수 있다. 뇌를 보호하려면 식단에서 과당 섭취를 줄이세요."라고 경고한다. 자신의 실험에서 유사한 결과를 얻은 신경과학자 크시스토프 차야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이러한 불균형적인 식단으로 인한 뇌 변화는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이며, 균형 잡힌 식단으로 이러한 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자궁 속에서 프로그램됨

우리의 설탕 갈망은 태어나기 전부터 형성된다. 임산부가 설탕과 과당이 함유된 음료나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임신 중이라면, 이러한 습관은 태아에게 비만, 지방간, 심지어 알레르기까지 유발할 수 있다.

텍사스 대학교의 안토니오 사드(Antonio Saad)는 "임신 중 산모가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아이가 성인이 되어 비만, 고혈압, 대사 장애를 겪을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수많은 연구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초기 관찰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과당은 태아에게 직접적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임산부의 경우, 설탕 섭취는 혈중 요산과 중성지방 수치를 증가시킨다. 사드와 그의 동료들이 보고한 바와 같이, 여성의 경우 자간전증이나 임신성 당뇨병과 같은 임신 합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동시에, 이러한 과당 분해 산물은 태반을 통해 아이의 신진대사로 이동하여 지속적인 흔적을 남긴다.

모유 수유: 소량의 설탕도 해롭다.

출산 후 첫 몇 달 동안, 즉 모유 수유 기간 동안의 영양 섭취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모유에 함유된 소량의 과당조차도 아이의 신진대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6개월 동안 산모 25명의 모유에서 과당 함량을 정기적으로 분석했다.

동시에 아기의 체중, 근육량, 지방 함량도 측정했다.

연구진조차 놀라는 결과였다. 모유 1ml당 과당 1㎍(마이크로그램)만 섭취해도 아기의 체중과 지방량이 또래보다 5~10% 더 증가했다. 남가주대학교의 마이클 고란은 "따라서 산모는 모유 수유를 통해 이러한 '간접' 설탕을 아이에게 전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신과 모유 수유 중에는 단 음료와 음식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산전 설탕 섭취로 인한 알레르기 증가

산전 과당 섭취가 과도하면 알레르기가 악화될 수도 있다. 영국 연구진은 임신 후 수년간 9천 쌍의 모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러한 증거를 발견했다. 임신 중 산모가 가당 음료를 특히 자주 섭취할 경우 자녀의 알레르기 위험이 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아이들의 알레르기 천식 발병 위험이 거의 100%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교의 세이프 샤힌(Sief Shaheen) 연구 책임자는 "이 연구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지만, 이러한 결과를 고려할 때 모든 임산부는 과도한 설탕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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