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전염병 확산을 막는 방법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10-20 17: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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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바닷가재 등 수많은 동물이 전염병이나 기생충에 감염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 비인간 동물이 질병 전파를 줄이려고 환경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처음 입증돼
- 병원균에 오염된 개미 군집이 대조군보다 훨씬 빠르고 집중적으로 땅을 파는 것을 관찰
-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사회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져

전염병이 위협하면 개미는 둥지를 짓는다
전염병에 맞서 둥지 구조를 바꾼다


전염병에 맞서 땅을 파다:
전염병이 위협하면 개미는 망치와 삽을 든다. 적어도 비유적인 의미에서는 그렇다. 생물학자들은 개미가 병원균과 병든 동물이 있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둥지를 짓고, 이를 통해 사육실이나 식료품 저장실과 같은 민감한 구역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인간의 도시 계획과 질병 관리의 모델이 될 수 있을까? 

▲ 개미는 전염병이 위협을 받으면 수리 작업을 시작한다.

격리와 같은 것들은 순전히 인간의 발명품이 아니다. 오히려 꿀벌에서 바닷가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이 전염병이나 기생충에 감염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 개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곰팡이에 감염되면 위험한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둥지를 철저히 청소한다.

건설 현장

브리스톨 대학교의 루크 레키가 이끄는 연구진은 개미가 자신과 군집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또 다른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바로 둥지의 대대적인 개조다. 연구팀은 각각 180마리의 일개미로 구성된 두 군집을 대상으로 전염병이 발생할 때 개미들이 어떻게 서식지를 바꾸는지 정확히 조사했다.

두 군집 모두 흙이 담긴 용기를 받고 24시간 동안 둥지를 파도록 했다. 이후 레키와 동료들은 각 둥지에 20마리의 개미를 더 추가했는데, 한 군집은 감염성 곰팡이 포자를 가지고 있어 전체 군집에 감염 위험이 있었다. 이후 개미들은 6일 동안 더 땅을 파도록 했고, 정기적인 미세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둥지의 지하 구조를 확인했다.
▲ 이 미세단층촬영은 새로 형성된 개미집의 구조를 보여준다. © 브리스톨 대학교

질병 퇴치를 위한 개조

결과: 연구팀은 병원균에 오염된 군집이 대조군보다 훨씬 빠르고 집중적으로 땅을 파는 것을 관찰했다. 결국, 이 개미들의 둥지 구조는 수많은 새로운 터널 덕분에 훨씬 더 복잡해지고 서로 간의 직접적인 연결도 줄었다. 입구 또한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었다.

특히, 먹이나 새끼가 있는 방과 같은 중요한 공간은 건강한 개미 집단보다 6일 후에는 훨씬 더 고립되었고 다른 방과의 연결도 줄었다. 연구진은 개미들이 집단 내 접촉을 줄이고, 특히 민감한 새끼들을 더 잘 보호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균에 감염된 군체의 둥지는 점점 더 복잡해졌다. © Luke Leckie/ 브리스톨 대학교

3D 둥지 모델을 사용한 시뮬레이션은 사회성 곤충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들은 개미의 둥지 건축 방식이 실제로 감염 위험을 줄여 파괴적인 전염병의 위험을 줄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감염된 개미가 어쨌든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고립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는 더욱 분명해졌다.

도시 계획에 대한 영감은 무엇일까?

개미의 구조적 면역 반응은 생물학자들에게 큰 놀라움이었다. 레키는 "우리는 개미가 온도나 토양 질감과 같은 다른 토양 요인에 반응하여 땅을 파는 행동을 바꾼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며 "하지만 비인간 동물이 질병 전파를 줄이기 위해 환경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개미의 건축 전략에서 분명히 배울 점이 있다. 개미집처럼 인간 도시는 복잡한 공간 구조의 네트워크다.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의 위협이 커짐에 따라,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사회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참고: Science, 2025; doi: 10.1126/science.ads5930
출처: University of Bristol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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