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는 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일까
-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11-19 16:52:14
- 오랫동안 유인원을 포함한 동물들은 본질적으로 평화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 1970년대 초, 침팬지 연구자 제인 구달은 이것이 오해임을 폭로
- 침팬지 갈등 이후 태어난 어린 침팬지들의 생존율 또한 더 높았다
- 침팬지들은 영역 확장함으로써 생식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더 많은 자손을 낳을 수 있어
침팬지는 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일까?
유인원 간의 영역 다툼 후 분명한 생물학적 이점 밝혀져
침팬지는 이웃 집단을 상대로 정복 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도대체 침팬지는 이를 통해 어떤 이점을 얻을까? 우간다에서 진행된 장기 관찰을 통해 지금까지 가장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두 침팬지 집단 간의 영역 다툼 후, 승자의 적응도가 크게 증가했다. 출산율이 두 배로 증가했고, 더 많은 자손이 생존했다. 생물학자들은 이것이 인류의 전쟁과 폭력 성향의 근원을 밝혀준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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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팬지 역시 이웃과 싸운다. 하지만 이러한 피비린내 나는 공격이 침팬지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줄까? © Kevin Langergraber |
오랫동안 유인원을 포함한 동물들은 본질적으로 평화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전쟁과 같은 조직적인 폭력 행위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70년대 초, 침팬지 연구자 제인 구달은 이것이 오해임을 폭로했다. 그녀는 탄자니아에서 침팬지 집단들 간에 수년간 지속된 전쟁을 기록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생물학자들이 인간의 영향권이 없는 지역에서조차 침팬지가 이웃 집단을 향해 폭력적이고 표적화된 공격을 가하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기록했다.
생물학적 이점은 무엇일까?
침팬지 전쟁의 이면에는 어떤 생물학적 이점이 있을까? 이러한 전투는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하게 하며, 그 에너지와 시간은 먹이 활동에 소모된다. 게다가 침팬지 집단 구성원들 역시 이러한 피비린내 나는 공격의 희생양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능가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지금까지 많은 이론이 있지만, 확실한 데이터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유인원들이 먹이 경쟁자를 제거하고 새로운 먹이 공급원을 정복하기 위해 조직적인 공격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 상대 집단으로부터 암컷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전쟁의 동기가 될 수 있다. "치명적 집단 공격성을 적응 전략으로 집중적으로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 적응도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아직 자세히 조사되지 않았다"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브라이언 우드(Brian Wood)와 그의 동료들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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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토 정복 전후 3년간 암컷 응고족 침팬지의 출산율. © Wood et al./ PNAS, CC-by 4.0 |
승리로 출산율 두배로 증가
이제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진행된 장기 연구가 이에 대한 최초의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이 지역의 응고고 침팬지들은 수십 년 동안 이웃 집단과의 갈등으로 알려져 왔다. 우드와 그의 연구팀은 응고고 침팬지가 승리하여 영토를 확장한 침팬지 전쟁 전후 몇 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웃 집단과의 전투에서 21마리의 침팬지가 사망했다.
분석 결과 승리한 침팬지들에게 분명한 이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우드와 그의 연구팀은 "영토 확장 이후 응고고 침팬지의 출산율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전쟁 전 암컷 침팬지들은 3년 동안 15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전쟁 후에는 같은 기간 동안 37마리로 증가했다. 이처럼 치명적 갈등으로 인한 영역 확장은 승리한 침팬지 집단의 번식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
어린 침팬지의 더 나은 생존 가능성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침팬지 갈등 이후 태어난 어린 침팬지들의 생존율 또한 더 높았다. 생물학자들이 이전에는 41%였던 세 살 이전에 사망한 침팬지의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응고고 침팬지들은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생식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더 많은 자손을 낳을 수 있게 되었다. 암컷 침팬지는 평생 2.2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지만, 이제는 7.4마리로 늘어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집단 간 살상이 침팬지의 영역 확장과 번식 성공률 증가로 이어진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한다"고 우드는 말했다. 응고고 집단이 얻은 결정적인 이점은 영역을 확장하여 더 많은 먹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암컷과 그 자손들이 더 많이 먹을 수 있음을 의미했고, 그 결과 번식력이 증가하고 자손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 자신의 폭력 성향의 근원은 무엇일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침팬지, 그리고 어쩌면 우리 자신의 초기 조상들이 왜 조직적인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켰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우드는 말했다. 식량이 부족할 때, 영토 확장은 집단의 생물학적 적응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웃 집단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은 예외가 아니라 진화적으로 유리한 적응이다.
"다행히 우리 인간은 그러한 갈등을 비폭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켰다"고 우드는 말했다. 이것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웃 집단이나 국가 간의 장기전을 예방하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경쟁 집단에 대한 우리의 폭력과 공격성 성향 또한 깊은 생물학적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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