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진화 타임라인 : 최초 동물은 생각보다 2백만 년 더 일찍 나타났다?
-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6-10-08 10:30:17
- 화석과 유전자 시계의 불일치로 드러난 동물 진화 타임라인
- 분자 시계 보정의 오류 가능성, 기존의 기준 화석매장지 해석 한계
- 8억~7억 년 전으로 앞당겨진 출현: 새로운 기준점을 적용했을 때 200백만 년 전으로 소급
- 스노우볼 지구' 빙하기와의 연관성:극한의 기후 변화와 대양의 영양분 공급이 촉진했을지도 모를 초기 동물의 진
"최초의 동물은 생각보다 200백만 년 일찍 나타났을까?"
화석과 유전자 시계의 불일치: 최신 화석 연구와 분자 시계 분석으로 드러난 동물 진화의 새로운 타임라인 분자 시계 보정의 오류 가능성: 기존의 기준 화석매장지(Weng’an) 해석 한계와 몽골 화석군(Kheseen)이 던진 반론 8억~7억 년 전으로 앞당겨진 출현: 새로운 기준점을 적용했을 때 200백만 년 전으로 소급되는 다세포 동물의 기원 '눈볼 지구' 빙하기와의 연관성: 극한의 기후 변화와 대양의 영양분 공급이 촉진했을지도 모를 초기 동물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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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5억 4300만 년 전 에디아카라기의 세계. 당시에도 다세포 동물은 이미 존재했지만, 최초의 다세포 동물은 언제 나타났을까? · 사진: © 옥스퍼드 대학교 자연사 박물관; Mighty Fossils. |
새로운 진화 타임라인?
화석 매장지와 분자 시계에 대한 새로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초의 다세포 동물은 기존에 알려진 약 5억 8천만 년 전보다 훨씬 앞선 8억~7억 년 전에 이미 진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는 유전자 계통도 재구성에 사용된 보정 작업이 잘못되었을 수 있음을 의미하며, 가장 오래된 동물 화석이 동물 생명체의 생화학적 마커보다 훨씬 더 나중에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
수수께끼 같은 불일치
지구상에 최초의 동물이 언제 등장했는가는 생물학 분야 최대의 수수께끼 중 하나다. 오늘날 주요 동물 군의 조상들이 화석 기록에 갑자기,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진화된 상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확히 언제 등장했는지는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세포 생물의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6억 3,000만~5억 4,100만 년 전 에디아카라기(Ediacaran) 시대의 것이다. 그러나 초기 에디아카라 다세포 생물은 머리나 장기, 명확한 사지가 없어 외계 생명체에 더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을 진정한 의미의 '동물'로 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명확한 최초의 동물 화석은 약 5억 7,400만 년 전에야 비로소 나타난다.
화석 기록이 불완전하다는 점도 분명하다. 초기 다세포 생물은 연조직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퇴적물에 보존된 동물 특이적 지방산과 같은 생화학적 화석 데이터와의 불일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오린 롤 드빈(Orin Lole Durbin) 연구팀은 "지질 바이오마커에 따르면 다세포 동물은 최초의 동물 화석이 나타나기 최소 7,500만 년 전에 이미 진화했음을 보여준다"라며, 초기 해면동물의 바이오마커는 약 6억 5,000만 년 전의 기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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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센 층의 지질학적 배경. [출처:Re-evaluating molecular clock maximum age calibrations revives pre-Ediacaran divergence estimates for animals / Science Advances / 2 Oct 2026] |
분자 시계의 문제점
이러한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고생물학자들은 유전자 비교를 기반으로 한 계통도 재구성 기법인 분자 시계(Molecular clock)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특정 동물 군이 진화적으로 얼마나 멀어졌는지, 공통 조상이 언제 살았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분자 시계를 보정하려면 지질학 및 고생물학 데이터, 즉 화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특정 생물 군의 확실한 부재 시기와 최초 출현 시기를 파악하기 위해 화석 매장지를 사용하며, 이 데이터가 해당 생물 군의 최소 및 최대 연대를 설정하는 기준으로 계통도 재구성에 반영된다. 기존에는 다세포 동물의 최대 연대 기준으로 중국의 약 5억 9,000만 년 된 원안(Weng’an) 화석 매장지가 쓰여 왔다. 연구팀은 "원안의 미화석은 연약한 동물의 조직이 보존되기 좋은 조건이었음에도 알아볼 수 있는 동물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당시 동물이 존재했다면 보존되었어야 한다는 것이 기존의 통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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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 케센(Kheseen) 생물군의 가시형(acanthomorphic) 아크리타크(acritarch). (A) 길고 끝이 가늘어지는 돌기(화살표)를 가진 *Appendisphaera* 속의 잠정적 신종, 예일 피바디 박물관(YPM) 표본 IP 258106. (B) *Asterocapsoides wenganensis*, YPM IP 258043. (C~E) *Knollisphaeridium maximum*. (C) YPM IP 258165. 돌기의 확대 모습은 (D)에 나타나 있음. (E) YPM IP 258055, 외부 소낭(vesicle)의 일부만 보존된 채(화살표) 주로 내부 형태를 보여줌. (F) *Mengeosphaera reticulata*, YPM IP 258034. 돌기 주변의 다각형 구역(화살표)을 보여주는 확대 모습은 (G)에 나타나 있음. (H) *Sinosphaera* sp., YPM IP 258044, 원뿔형 및 돔형 돌기(화살표)를 가짐. (I) *Variomargosphaeridium* sp., YPM IP 258281, 분지형 돌기(화살표)를 가짐, T44/0. 박편(thin section) 내 표본의 위치는 잉글랜드 파인더(England Finder) 좌표로 표시됨. 축척 막대: 100 μm (A, B, C, E, F, H, I) 및 50 μm (D, G). |
동물이 존재했음에도 화석이 남지 않았을 가능성
그러나 드빈 연구팀은 이에 반론을 제기하며 동물 진화에 사용된 분자 시계의 보정 방식에 의문을 던졌다. 연구팀은 몽골의 약 5억 5천만 년 된 케신(Kheseen) 형성층 화석 매장지를 분석했다. 케신 형성층은 원안 형성층보다 4천만 년 더 나중의 것으로, 매우 미세한 미화석까지 보존되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는 이미 다세포 동물 화석이 명백히 존재하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케신에서는 동물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선임 저자인 옥스퍼드 대학교의 로스 앤더슨(Ross Anderson)은 "이는 원안 생물군에 동물 화석이 없는 이유가 '당시 동물이 아직 존재하지 않아서'라는 기존 주장을 뒤집는 결과"라고 말했다. 비교 연구에 따르면 동물의 부재는 단순히 국소적인 환경 조건 불량 때문일 수 있다. 이는 곧 지금까지의 동물 진화 분자 시계가 잘못 보정되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보정 결과: 2억 년 더 일찍 등장한 최초의 동물
연구팀은 대안으로 8억~7억 년 전의 화석 매장지들을 다세포 동물의 새로운 최대 연대 기준으로 설정하여 분석을 진행했다. 노르웨이, 아스트랄리아, 아리조나 등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다양한 서식지의 미화석 매장지를 활용하는 것이 신뢰할 수 있는 보정의 핵심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준점으로 계통도 재구성을 실시하자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다. 유전자 비교 분석 결과, 최초의 다세포 동물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동물 화석보다 약 2억 년 일찍 출현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드빈은 "이 분석이 8억 년 전에 최초의 동물이 확실히 살았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의 진화가 생각보다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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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 케센 지층에서 발견된 5억 5천만 년 된 미화석. 이것들은 동물의 다세포 배아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것일까? — © Durbin et al./ Science Advances, CC-by 4.0 |
대빙하기 시대에 등장한 동물들?
이 결과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최초의 다세포 동물은 전 지구적 대빙하기였던 '스노우 볼 지구(Snowball Earth)' 기간(7억 1,700만~6억 3,500만 년 전) 전후 또는 도중에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지구 육지의 대부분은 빙하로 덮여 있었고 바다도 급격히 식어갔다. 동시에 얼음이 깎아낸 엄청난 양의 광물 먼지와 영양분이 바다로 유입되어 초기 조류(algae)에게 풍부한 먹이가 되었다.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가 새로운 동물 형태의 진화를 촉진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진정한 최초의 동물이 언제 등장했는지는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화석 기록의 한계와 분자 시계 보정의 불확실성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공저자인 예일 대학교의 데릭 브리그스(Derek Briggs)는 "아주 오래된 암석 속 미세 화석을 연구하는 것은 극도로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지구상 최초의 동물 생명체가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지 더욱 명확히 밝혀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발견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출처: Orin Lole Durbin et al., Science Advances, 2026
[더사이언스플러스 / 문광주 기자 hellosciencepl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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