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육상 동물의 안티 에이징(항노화) 비밀이 밝혀졌다.
- 건강의학 / 문광주 기자 / 2026-10-09 10:30:13
- 성경 속 '무드셀라' 거북, 1832년 다윈 항해 시절 태어나 2세기 살아남아
— 287개 고유 변이와 미토콘드리아 최적화 유전자로 DNA 손상 방어
— 200년 지난 DNA '화학적 스위치', 젊은 거북 수준의 놀라운 안정성 유지
— "세포 회복력 청사진 제공"… 인류의 만성질환·노화 치료제 개발 기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육상 동물의 항노화 비밀이 밝혀지다
동물의 항노화:
세이셸 코끼리거북 '조나단(Jonathan)'은 194세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 육상 동물이다. 조나단의 장수는 동종의 거북들보다도 훨씬 뛰어난 수준인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록적인 코끼리거북의 유전체(유전 정보)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그 이유를 밝혀냈다. 분석에 따르면 조나단은 DNA 손상과 다양한 노화의 여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DNA에 붙어 있는 에피제네틱(후성유전학적) 표지 또한 매우 특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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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단(왼쪽)은 세이셸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남대서양의 세인트헬레나 섬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144년 전 총독에게 선물로 주어지기 위해 그곳으로 보내졌다. — © Joe Hollins 2019 |
갈라파고스제도와 세이셸의 코끼리거북은 거대한 몸집과 장수로 유명하다. 일반 육지거북의 친척인 이 거북들은 몸길이가 최대 1.5m까지 자라지만, 그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의 이례적인 수명 역시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세이셸 코끼리거북 조나단은 추정 나이가 194세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 있는 육상 동물이다. 조나단이 1832년 알에서 깨어났을 당시, 찰스 다윈은 'HMS 비글호'를 타고 남미 동쪽 해안을 탐험하던 중이었다.
287개의 고유한 유전자 변이
그렇다면 조나단에게 장수를 가져다준 것은 무엇일까? 코끼리거북 중에서도 조나단은 유독 나이가 많다. 내슈빌 카렐 재단(Kallel Foundation)의 벤저민 바이스빌(Benjamin Vaisvil)과 그의 연구진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이셸 코끼리거북의 평균 수명은 80세, 최대 수명은 93.7세로 집계되었는데, 조나단은 종의 평균보다 약 100년이나 더 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조나단이 오래 사는 원인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그의 침과 피부 비늘에서 DNA 샘플을 추출하여 유전학적 및 후성유전학적 분석을 모두 진행했다.
첫 번째 결과에 따르면, 조나단은 다른 코끼리거북들과 마찬가지로 DNA 수복을 개선하고 염색체 끝부분(텔로미어)을 보호하는 다수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었다. 또한 조나단의 DNA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최적화하고 혈당과 인슐린을 좋게 조절하는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아가 바이스빌 연구진은 조나단이 다른 코끼리거북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는 287개의 고유한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돌연변이들은 DNA 수복 능력을 향상시키고 세포의 변질과 대사 이상을 방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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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단의 잠재적 원산지 섬. (A) 아프리카에서 알다브라육지거북이 확산된 경로에 관한 현재의 이론 [출처:Epigenetic insights into extreme longevity in the world’s oldest terrestrial animal, Jonathan / Science Advances / 7 Oct 20260 |
놀라울 정도로 '젊은' DNA 표지 패턴
하지만 이 거북계의 무드셀라(성경 속 장수 인물)는 DNA 메틸화 표지 분석에서 드러났듯 유전자 조절 측면에서도 특별했다.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표지들은 어떤 유전자가 읽힐 수 있고 어떤 유전자가 차단될지를 결정한다. 인간과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에피제네틱 패턴이 나이가 들면서 특징적인 방식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이로 인해 많은 보호 유전자의 작용이 나이가 듦에 따라 약해지게 된다.
그러나 조나단은 달랐다. 그의 DNA에 붙은 메틸화 표지들은 노화에 따른 전형적인 변화를 거의 보여주지 않았으며, 우연한 재배열이 적은 안정적인 패턴을 유지하고 있었다. 덕분에 주요 유전자의 조절 부위가 거의 2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접근 가능하고 활성화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공동 저자 저스틴 거락(Justin Gerlach)은 "세포 에너지 생산과 DNA 수복을 담당하는 유전자 조절 인자들이 조나단에게서는 거의 2세기 동안 믿기 힘들 정도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고 전했다. 비교 분석 결과, 조나단의 후성유전학적 패턴은 훨씬 더 젊은 코끼리거북의 패턴과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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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셸 왕거북 조나단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있는 육상 동물이다. 그의 나이는 194세다. · 사진: © 세인트헬렌 정부 |
이 발견이 인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
결과적으로, 194세의 코끼리거북이 보여주는 비범한 장수는 우수한 유전자와 유리한 유전자 돌연변이 덕분만은 아니다. 조나단 DNA의 화학적 스위치들 역시 놀라울 정도로 젊은 상태를 유지해 온 덕분이다. 이 조합을 통해 조나단은 노화로 인한 대부분의 손상과 질환을 피하거나 최소한 미룰 수 있었다. 카렐 재단의 선임 저자 스티븐 클라크(Stephen Clark)는 "조나단의 유전체는 우리에게 세포 회복력(resilience)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이 조나단의 장수 수수께끼를 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학적 이점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클라크는 "우리의 목표는 이러한 진화생물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인간을 위한 실용적이고 부담 없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노화는 사실상 모든 만성 질환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사이언스플러스 / 문광주 기자 hellosciencepl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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