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만으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최초의 증거

기초과학 / 문광주 기자 / 2025-08-04 10: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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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빛이나 다른 일반적인 에너지원 없이 공기에서만 에너지를 얻는 유기체가 있다
- 수소가 대기 중에 극소량으로 존재하며, 그 농도가 0.00005%에 불과
- 자연적 및 인위적인 과정을 통해 매년 약 7천만 톤의 수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만,
- 수소 함량은 항상 일정하게 낮게 유지되는 이유 파악

공기 중 생명체 최초 증거
일부 박테리아는 대기 중 수소에서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햇빛이나 다른 일반적인 에너지원 없이 공기에서만 에너지를 얻는 유기체가 있다. 이는 대기 중 미량의 수소 덕분에 가능하다. 실험을 통해 일부 박테리아가 생존에 필요한 충분한 화학 에너지를 생성해 대기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공기 중 생명체"는 일부 미생물이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 그리고 대기 중 수소 함량이 지속적으로 공급됨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낮은지 설명할 수 있다. 

▲ 세포는 일종의 "느린 동작의 산수소 반응"을 통해 수소에서 에너지를 추출하여 ATP를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기 중의 수소만으로 ATP를 생산하기에 충분할까? © Universität Bern/ zvg

우리와 다른 유기체의 모든 세포는 아데노신삼인산(ATP)이라는 특정 화학적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한다. 이 분자는 거의 모든 세포 과정의 연료이며 모든 생명에 필수적이다. ATP는 호흡 사슬의 반응을 통해 생성되며, 작은 화학 배터리처럼 작용하여 아데노신이인산(ADP)으로 방전되었다가 다시 ATP로 재충전된다.

공기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세포는 이 과정에 에너지가 필요하다. 인간과 동물은 음식, 식물은 햇빛을 이용한 광합성을 통해, 그리고 해양 퇴적물이나 심해 생물권 등 많은 미생물은 수소의 화학적 대사를 통해 수소를 얻는다.

베른 대학교의 사라 숨(Sarah Soom)과 동료들의 연구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공기 중 수소에서만 에너지를 얻는 생물이 있을지 궁금했다. 문제는 수소가 대기 중에 극소량으로 존재하며, 그 농도가 0.0000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이러한 대기 에너지 자원이 ATP 합성을 위한 양성자 기울기를 유도하기에 충분하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소에서 ATP로의 3단계

숨과 그녀의 연구팀은 수소를 소비하는 박테리아의 호흡 사슬을 분석하고 실험실에서 재현했다. 이러한 박테리아의 세포에서는 본질적으로 느린 동작의 산수소 반응이 일어난다. 수소와 산소가 서로 반응하여 ATP 합성에 필요한 양성자를 방출한다. "하지만 박테리아 세포 내 반응은 효소에 의해 조절되는 방식으로 촉매되며 초기 점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베른 대학교의 선임 저자인 크리스토프 폰 발무스는 설명했다.

"박테리아 내 반응은 방출된 에너지를 세포 에너지인 ATP 형태로 저장하기 위해 최소 세 단계로 나뉜다"라고 폰 발무스는 덧붙였다. 이 단계에는 세 가지 효소가 필수적이다. 첫 번째는 수소를 효율적으로 결합하여 퀴논과 같은 저장 분자로 전달하는 수소화효소다. 그다음에는 이 저장 분자에서 자유 양성자를 추출하는 산화효소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이 양성자를 사용해 ADP를 ATP로 "재충전"하는 ATP 합성효소가 있다.
▲ 토양 박테리아인 마이코박테리움 스메그마티스(Mycobacterium smegmatis)는 대기에서 수소를 흡수하여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 Vader1941/ CC-by-sa 3.0

토양 박테리아를 모델로 삼다

박테리아가 공기 중 미량의 수소를 포획하고 추가로 처리하려면 매우 효율적인 수소화효소 효소가 필요하다. 숨과 동료들은 실제로 토양 박테리아인 마이코박테리움 스메그마티스(Mycobacterium smegmatis)와 다른 미생물에서 이러한 효소를 발견했다. 실험을 위해 그들은 이 박테리아의 세 가지 핵심 효소를 인공 지질막에 통합했다. 그런 다음 이 최소 호흡 사슬이 공기만으로 ATP를 생성할 수 있는지 시험했다.

그리고 실제로 폰 발무스는 "수소는 공기 중에 극히 소량만 존재하지만, 이 세 가지 효소는 산수소 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보존하여 ATP로 전환한다"라고 보고했다. 추가 실험을 통해 마이코박테리움 스메그마티스(Mycobacterium smegmatis) 배양균이 공기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은 박테리아 세포가 양성자 기울기를 생성하고 H₂ 분자당 두 개의 ATP를 생성하기에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공기만으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최초의 증거

이 실험은 일부 유기체가 태양 에너지나 다른 에너지원 없이도 공기만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시한다. 대기 중 수소 함량이 미미하여 대부분 미생물이 성장하고 번식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폰 발무스는 "우리가 계산한 바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 유기체를 지탱하기에는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발견은 일부 박테리아가 사막, 남극 대륙, 또는 지하와 같이 음식이나 공통 에너지원 없이도 오랫동안 생존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폰 발무스는 "일산화탄소나 메탄과 같은 대기 중의 다른 미량 기체도 유사한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이제 수소를 이용하여 이를 실험적으로 최초로 입증했다. 사람이 실제로 공기 중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대기 중 수소의 미스터리 해결

동시에 이러한 "공기 중 서식" 박테리아는 또 다른 미스터리를 해결한다. 자연적 및 인위적인 과정을 통해 매년 약 7천만 톤의 수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만, 수소 함량은 항상 일정하게 낮게 유지된다.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수소를 소비하는 토양 박테리아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고 추측해 왔다. 이들은 대기 중 수소의 일부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은 이러한 박테리아가 실제로 존재하며, 필요한 에너지의 적어도 일부를 공기에서 충당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숨과 동료들은 "이 미생물들은 지구 수소 순환에서 크고 강력한 수소 흡수원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참고: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506353122
출처: Universität Bern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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